- 작성일 :05-02-03 00:00 / 조회 :4,260
[광주드림]수술은 의사 몫, 재활치료는 환자 몫
글쓴이 : 관리자
"수술하고 나면 100% 통증이 없어지고
평생 재발이나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냐"는 질문을 받고 보면
의사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다.
많은 분들이 허리와 목의 통증으로 고생하지만 이런 분들이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통증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병변이 있을 경우에는 수술을 권유하게 된다. 이 경우 환자가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 중 하나는 수술 후 완치가 되느냐는 것이다. “수술하고 나면 100% 통증이 없어지고 평생 재발이나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냐”는 질문을 받고보면 의사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다.
환자는 특별한 병변이 없는 일반인과 똑같은 상태로 회복을 원하지만, 의사가 수술을 하면서 바라는 것은 조금 다르다. 만약 정상 사람의 상태를 10점으로 본다면, 심한 통증 내지는 보행 장애를 호소하는 수술 예정 환자들의 상태는 3~4점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 수술이 잘 되고, 지속적인 관리 및 운동치료를 했을 경우 환자 상태는 8~9점 정도가 될 수 있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증상 회복이 수술의 목표라는 의미다.
척추 수술은 일단 병들어 있는 디스크나 척추 관절을 제거하거나 고정시켜 주는 것이지, 새로운 디스크로 갈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들과 똑같아질 수는 없다. 또한 수술을 통해 척추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했다고는 하나 그것으로 치료가 다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요통 및 하지방사통으로 근육이 위축되고 약해져 있다. 따라서 최대한 미세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 도중에 생기는 근육 손상을 다 예방할 수는 없다. 척추수술 후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통증 때문에 누워 지내는 등 움직이는 것을 꺼리는데, 바로 이 점이 오히려 요통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또한 수술 후 허리보조기의 착용으로 근육들은 굳어져 가고 균형이 깨진다. 우리 몸의 척추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그 주변의 근육들이 단단히 받쳐줘야 하며 유연성도 좋아야 한다.
정상적인 근육으로 회복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 수술 후에 반드시 재활치료를 해줘야 한다. 수술만 하고 수술 후 관리를 전혀 안하는 경우와 수술 후 적절한 재활치료를 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생각보다 훨씬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단기간의 증상 호전이 아니라 환자가 원하는 수준에 최대한 근접하려면 수술이 50%·재활치료가 50%라고 생각해도 크게 과장된 것은 아닐 것이다.
수술 후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재활치료 프로그램으로 체조·수영·요가의 기본 동작을 적용시킨 `자이로토닉 운동법’이 최근 미국 및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다. 자이로토닉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루마니아 국립발레단 출신 무용가 줄리오 호바스가 자신의 손상된 아킬레스건의 회복을 위해 만든 운동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요통에 좋다고 알려진 체조·수영·요가에서 사용하는 척추 운동의 원리를 다이내믹하게 혼합하여 몸을 스트레칭하고 강화시키는 운동방법이다.
수술 후에 건강한 척추를 원한다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수술은 의사가 해드리지만 재활치료는 환자의 몫이다.
송재욱 <광주우리들병원장>